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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조언, 이슈

삶의지혜, 인생조언, 한양대학교 사범대 교수, 작가 정재찬의 "나이들면 사랑대신 이것을 해야 합니다. "

by 현민생각 2023.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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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오늘은 "나이가 들면 사랑 대신 이것을 해야 합니다."는 주제를 가지고 강연하신 한양대학교 사범대 교수님 이자,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저자이신 정재찬 교수님입니다. 간략하게 약력을 소개하면, 1997년 청주대학교 교수, 2008년부터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정교수, 이후 한국문학교육학회장 등을 역임하시고 현재는 한약대학교 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발간한 책들로는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외 2건이 있으며, 여러 강연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신 분이십니다. 아래는 해당 주제에 대한 강연 내용입니다. 

정재찬교수 세바시 사진
세바시 출연 사진

저는 대학에서 인문학도들이 아닌 의대, 법대, 그런 친구들이 모인 대형 강의를 하게 되면 죽은 시인의 사회라고 하는 영화에 나오는 키팅 선생님의 대사로 첫머리를 열곤 했습니다 키팅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어요 "의술, 법률, 사업, 기술" 이 모두 고귀한 일이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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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얘기하면 학생들 표정이 밝지가 않습니다 참 여유 있는 소리 하신다 지금 당장 의사, 변호사, 교사 취업을 하고 창업을 하는 것이 내 목표인데 무슨 시, 아름다움, 낭만 같은 말씀을 하시냐 이런 분들이 계세요 저도 동의하고요 저도 젊을 때는 그랬으니까 저의 대학시절을 생각해 보면 제가 처음에 대학에 들어가서 그때는 대학 노트라는 것을 팔았어요 그래서 가자마자 대학 노트라는 것을 샀어요 그랬더니 대학 노트 답더라고요 거기 그냥 한문이 적혀있는 거예요 저게 뭐야? 그죠? 읽을 수 조차 없죠? 읽을 수는 있었어요 "오생야유예 우지야유예리나" 우리 삶은 언제나 끝이 있으나, 앎은 끝이 없다 인생은 짧고 학문은 길다

 

열심히 공부하라는 거구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역시 대학은 달라 이러면서 근데 살짝 의심이 갔어요 그 밑에 장자의 양생주편에서 인용했다는 말이 보이는데 제가 아는 한 장자가 저런 말을 했을 것 같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부지런히 도서관에 가서 장자 책을 뒤져봤습니다 그랬더니 여러분 놀랍게도 저 말 뒤에는 이런 문장이 나타났습니다 "이유예수무예 태"이니라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이 없는 것을 따르니 위태로울 뿐이다 이런 반전이 있나 대학 노트에서는 저 구절을 빼놓고 우리 삶은 한계가 있고 배움은 끝이 없다고 열심히 하라고 그러는데 다 놓고 보니까 공부한들 무엇하리 뭐 이런 내용 같아요 어차피 끝도 못 갈걸 하면 뭐 하리 얼마나 저게 복음이었는지 역시 장자야 그러면서 제가 바로 책장을 덮었습니다

 

하마터면 공부 열심히 할뻔했네 그래서 제가 장자님의 말씀을 좇아서 공부를 게을리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중년이 다 넘어서 이제 다시 옛 대학시절 노트를 펼쳐보니 후회가 밀려옵니다 칸트를 부러워했고요 해게를 시기질투하고요 지도교수를 부러워하고요 대학 선배를 얘기하면서 난 왜 이거밖에 안될까? 자학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또 막 교만을 하기도 하고, 그랬던 노트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저는 요즘 후회합니다 아 그때 왜 책장을 덮었을까? 장성남 시인의 옛 노트에서 나오는 시입니다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이제 저도 살다 보니까 대충 앵두까지는 된 것 같아요 젊을 때는 목말랐고 조바심 났었고

정재연 교수님 톡투유 출연 사진
톡투유 출연 사진

교만과 좌절 속에서 오고 갔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는 간신히 그 그리움을 견딜만한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좀 익었거든요 저도 좀 이제 성숙했거든요 익어간다는 건, 앵두가 돼간다는 것은 그리운 시간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그리고 감사가 생깁니다 긍정적으로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 우리 인생이 앵두로 끝날 수는 없어요 앵두에 감사하긴 한데 그래 본들 5, 6월입니다 내 인생에는 가을이 남아있고 나는 앵두가 아니라 좀 더 큰 밤이 돼야 할지 모르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좀 더 성숙하고 싶은데 내가 왜 장자를 읽으면서 더 높은 지의 세계를 추구하지 못했는가 내가 왜 그때 중도에 멈췄는가 어쩌면 장자가 우리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은 '공부하지 말라'가 아니라 '그러니 앎에 대해서 겸손해라' '그것만 알면서 마치 전체를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하지 말아라'라는 가르침이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어느덧 앵두가 익을 무렵이 됐는데 겸손하려면 여러분 아무나 합니까? 겸손할 위치에 올라야 겸손하죠 되게 겸손하고 싶은데요 겸손할 이유가 없어요 쌓아놓은 게 없는 것 같아요 아직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내 인생에 더 짙은 가을이 오기 전에 나무는 되어야 되겠다

 

그러면서 제 인생길을 이럴 때 한번 회고해 봅니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 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 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들한테 세상 사는 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

 

길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온갖 곳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 세상 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길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 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을 모른다 길이 밖으로 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만 길은 고분고분해서 꽃으로 제 몸을 수놓아 향기를 더하기도 하고 그늘을 드리워 사람들이 땀을 식히게도 한다 그것을 알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자기들이 길을 만들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저도 자기 계발 강사처럼 우리 젊은이들한테 멋진 말 하고 싶어요 여러분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비전을 가지세요 반드시 이뤄낼 겁니다 긍정적으로 사고하세요 근데 여러분 살아보니까 뜻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잘 없더라고요 아니면 그 길이 있긴 있는데 거기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있어서 그 길이 내 차지가 되지 않아요

 

그러면 내 인생은 망한 건가? 저도 젊은 시절에는 산의 정상에 올라가고 싶었죠 근데 올라가려니까 중간에 길이 끊어지고 자꾸 저를 끄집어 내리고 딴 길로 가게 하고 그런 운명이 참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산의 정상에 가보지 못했어요 그런데 굽이굽이 흘러서 이 길 저길 헤매다 내려와 보니 요즘에서야 살짝 깨달아요 "아 내가 갈 길이 원래 산길이 아니었구나 나는 원래 바다를 향해 가야 할 사람이었구나 하마터면 산에 갈뻔했다" 그런데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난 지금 바다, 얼음에 온 것 같고 이제 정말 저 멋진 낙조를 볼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제 후배들한테 이렇게 얘기해주곤 해요 정말 제가 봐도 그 친구의 인생은 너무 파란만장해서 뜻대로 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그 친구들한테 책 쓰라 그랬어요 내가 제목 써줄게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다음이 중요해요 그게 더 낫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도 참 좋은 말이지만 사실 어쩌면 길이 있는 곳에 뜻이 있는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참 좋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행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내가 어쩌다 이 길에 왔지? 이건 내 인생이 아니야, 이번 생은 망했어 이런 사람은 결국 그 뜻과 만날 수 없습니다 내가 여기 온들 무슨 뜻이 있겠어 라면서 끝내 그 뜻을 이룬 사람들 그 사람을 놓고 후세 사람들이 원인과 결과를 뒤바꿔서 '저보다 성공한 사람들은 다 저렇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잖아'라고 거꾸로 말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그 사람은 길 없었어요 스티브 잡스에게 무슨 길이 있었겠습니까 사실은 길을 만들었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길이 고분고분 꽃길을 만들었다고요? 꽃길로만 가라고요? 저는 그 말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교수님 사진

'만약에 저더러 남은 인생 꽃길로만 가세요' 그러면 제가 할 일은 뭐냐면 남이 곱게 만들어놓은 꽃을 짓밟는 것 외에는 제가 하는 게 없습니다 저 그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꽃길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시면 모든 꽃길에는 그 바닥에 흙을 깔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잊으시면 안 됩니다 사실 모든 꽃길들은 원래 흙길이었습니다 아니 진짜 꽃길은 진짜 내가 가야 할 꽃길은 그 흙길들의 꽃을 피우는 길입니다

 

그래서 남에게 그 꽃길을 밟도록 깔아주는 게 그게 내 인생의 진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길을 찾아 막 헤매는 거예요 그 길이 어디밖에 있을 거라고 막 돌아다닙니다 그런데 이제 길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내 안으로 나있는 길이었구나 여러분 진로가 궁금하세요? 그럼 세상의 직업만 뒤져보세요? 아니에요. 먼저 나를 보셔야 해요. 내가 어떤 일을 하기에 좋은 사람인지 생각해봐야 하는 거예요 그거 하기 제일 좋은 나이가 사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중년 이후입니다 젋었을 때는 그게 참 잘 안 보입니다 근데 중년이 넘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어요 굉장히 관대해집니다 긍정적으로 됩니다 나이 들면 여러분 은근히 시기, 질투도 사라져요 뭐 다른 것을 계속 공부하는 게 아니라요 이만하면 앵두인데 뭐 됐어 친구가 성공했다 배 안 아파요 이제 젊을 때는 배 아팠어요 왜 쟤만 잘 나가? 나중에 웬만하면 앵두는 된다니까요? 그럼 이럴 때 해야 할게 뭐냐? 그게 진짜 공부라는 겁니다 그동안의 공부는 어떤 것이었냐면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 성공하기 위한 공부 그런 수단과 도구를 쓰고 공부했는데 이제는 정말 내가 내 안을 들여다보기 위해서 공부할 수 있는 나이입니다

 

그래서 여러분 이 나이는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가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공부하기 딱 좋은 나이입니다 이제 진짜 공부할 수 있는 그런 나이에 왔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늙은이들이 관대하고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배려 없이 고집만 센 늙은이도 있고요 평정심 없이 화만 잘 내는 늙은이들도 있고요 감정 과잉 상태에서 목소리만 큰 노인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그분들은 사실은 새롭게 변화할 자신이 없어서 고집부리는 겁니다 자신이 틀린 것을 아는데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화를 내고 있는 것이고 논리로 당해낼 제간이 없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입니다 그분들도 우리가 감싸 안아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자기 자신이 그런 증상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다시 공부하셔야 합니다 이제 새로운 학교로 가셔야 해요 어느 학교?

 

나무학교로 가셔야 됩니다 문정희 시인의 <나무학교>를 들려드릴게요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 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여러분 나무들은요 100년 200년을 먹었어도 나이를 밖으로 티를 내지 않아도 나이를 안에다 새겨놓았으니까 나이테로 새겨놓았으니까 그런데 여러분 나이테는 매년 거듭거듭 늘어나는 것 아닙니까?

나무사진

늙음이라고 하는 것은 젊은의 결여, 젊음의 부족 그런 태고 아닌가 젊음이 사라진 상태가 아닌가 제가 늙었다고 내 안에 젊음이 없는 줄 아십니까? 전 여전히 아이돌 좋아합니다 젊음을 계속 감싸 안으면서 나이테가 커지는 것이지 젊음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고요 그게 저는 성숙이라고 생각해요 늙음의 반대말이 젊음이 아니라 젊음을 포용하면서 나이 들어가는 겁니다 그런데 그토록 나이 든 나무가 나뭇잎은 어떻죠? 푸르릅니다. 울창합니다. 내가 정말 나이 든 것은 나이테처럼 젊음을 감싸 안고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여전히 내년은 더 푸르르면 좋겠다 내년에는 더 울창했으면 좋겠다 나는 어른으로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어른으로 계속 성장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 나이에 공부해서 뭐 해 아니요 그래서 공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다 공부를 무슨 필요에 의해서만 해왔어요 그래서 다들 공부가 싫었던 거예요 공부를 해야 대학을 가니까 공부가 미운 거예요 공부를 해야 취직을 하니까 공부가 싫어던 거예요 그래서 저는 어디 가서도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냐 그러면 항상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는 공부의 프로를 양성하는데 실패한 나라가 아니라 공부의 아마추어를 양성하는데 실패한 나라라고 공부 잘하는 친구는 너무나 많아요 그러나 공부를 좋아하는 친구는 없어요 다들 우리가 전제하는 게 공부는 나쁜 거야. 공부는 지겨운 거야.

 

참아야 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계신 거예요 아니요.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공부를 좋아하는 아마추어가 되는 거예요 애호가라고 하는 뜻입니다 애호가는 서툰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가 좋아서 스스로 더욱 열심히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바둑 애호가들은 절대 7급에서 머무려고 하지 않습니다 5급, 6급으로 넘어가려고 오늘도 책을 스스로 사서 공부하시는 분들입니다 그게 공부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드디어 우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 정말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위해서 나아갈 때입니다 과연 언제까지 공부해야 할까요? 제가 아주 힘들었던 순간이에요 부모님을 한 분 한 분 보내야 할 때였습니다 참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위로가 되어주었던 시 김사인의 <공부>라는 시를 읽어보겠습니다

 

'다 공부지요'라고 말하고 나면 참 좋습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일 남아 배웅하는 일 '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하고 계십니다' 말하고 나면 나는 앉음 뱅이 책상 앞에 무릎 꿇은 착한 소년입니다 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 애쓴다고 머리 쓰다듬어 주실 것 같습니다 눈말 내리깐 채 숫기 없는 나는 아무 말 못 하겠지요만 속으로는 고맙고도 서러워 눈물 핑 돌겠지요만 날이 저무는 일 비 오시는 일 바람 부는 일 갈잎 지고 새움 돋듯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대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 섰기도 하는 일 '다 공부지요' 말하고 나면 좀 견딜 만해집니다

 

죽음을 맞이하면서 고통을 겪어야 했던 아버지 살짝 예쁜 치매가 오셔서 침상에 누워 골똘히 천장만 응시하시면서 옛 추억에 기대어 사셔야 했던 어머니 두 분 다 모두 끝까지 공부하셨던 거라 생각하니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분들도 처음으로 겪는,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가장 큰 공부를 하고 계신 거야 인생 다 공부지 나서부터 죽기까지 인생 다 공부인 거야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견딜만해졌습니다 오생야유예 이생야무예니라 역시 사람은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끝이 있지만 앎의 세계는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척이나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정재찬 교수님이 얘기하신 평생공부, 인생이 끝나는 것조차도 다 배움이고 공부란 말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마음이 흔들리고 생각들이 흔들릴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공부로 삶고, 더욱 배움을 넗혀 보면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가져 보시는 건 어떨까 합니다. 물론 공부 외에도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정진하고, 흔들리지 않는 생각을 갖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 또한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블로그를 하고 있지만, 이 단순한 것조차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하기 싫고, 쉬고 싶고 놀고 싶고 이 시간에 지인과 술 한잔 더 먹는 게 좋지 않을까? 하지만 그럴 때마다 뭔가 좀 더 글을 써 보자란 생각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작성한 글들을 보면서 약간의 뿌듯함이란 보상을 받기도 합니다. 

 

교수님의 방법도 나이 들어가면서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다른 방법 또한 많으니 흔리리고, 좌절하지 말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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